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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플라스틱 쓰레기, 지구를 '가라앉히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 koweb
  • 작성일2025.08.07
  • 조회수7

자카르타 – 이번 회의의 목적은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유사한 회의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유엔환경계획(UNEP)이 주도한 협상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새로운 시도에서, 170개국 이상의 대표들이 스위스 제네바에 모여 8월 14일까지 플라스틱 쓰레기 감소를 위한 구속력 있는 협정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핵심 논의 주제는 플라스틱 생산을 제한할 것인지, 건강에 해로운 플라스틱 제품 및 관련 화학물질의 관리 방법, 그리고 개발도상국들이 이 협정을 실행하기 위해 어떤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입니다.

매년 세계는 4억 1,300만 톤의 플라스틱을 생산하며, 이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 50만 개 이상을 채울 수 있는 양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재활용되는 비율은 약 9%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소각되거나 매립되고, 바다와 토양을 오염시키며, 야생 동물과 인간의 건강에 피해를 줍니다. 마이크로플라스틱은 이제 전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며, 인간의 몸에서도 검출되고 있습니다.

누가 무엇을 원하는가?

약 100개국은 플라스틱 생산 감축까지 포함하는 야심찬 협정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많은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 독일과 유럽연합(EU)도 포함됩니다.

하지만 러시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생각을 같이하는 연합(Coalition of Like-Minded States)’으로 불리는 플라스틱 및 석유 생산국들은 지금까지 생산 규제를 강화하려는 시도를 방해해 왔습니다.

WWF의 플로리안 티체(Florian Titze)는 이들이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금지와 같은 수요 억제 조치를 막고, 현재의 생산 체제를 유지하길 원한다고 말합니다.

플라스틱 산업과 이로부터 가장 큰 이익을 얻는 국가들은 이 위기를 ‘폐기물 관리 실패’로 보고 있습니다. 이들은 협정이 플라스틱 수거, 소비자 교육, 재활용률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문제의 근본 원인인 과잉 생산은 이런 방식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유럽 플라스틱 산업 협회 디렉터인 버지니아 얀센스(Virginia Janssens)는 글로벌 플라스틱 생산 제한에 반대하며, 산업계가 오염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해결책은 정부를 포함한 전 산업 가치 사슬에 걸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재활용만으로는 부족하다

독일 대표단의 과학 참관인이자 알프레트 베게너 연구소(Alfred-Wegener-Institut)의 해양 생물학자 멜라니 베르크만(Melanie Bergmann)은 플라스틱의 양을 줄이지 않으면 재활용과 폐기물 관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매년 플라스틱 생산량이 늘어난다면, 그에 맞춰 더 큰 재활용 및 폐기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부유한 나라들조차도 이 시스템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독일은 매년 폐기물 관리를 위해 160억 유로(약 0.4% GDP)를 지출하고 있으며, 플라스틱 쓰레기의 비중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EU는 협상에서 개발도상국에 대한 재정 지원을 플라스틱 생산 감축 약속과 연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서방 국가들의 위선?

싱크탱크 ‘커먼 이니셔티브(Common Initiative)’의 창립자 알렉산다르 랑코비치(Aleksandar Rankovic)는 석유 및 플라스틱 생산국들만을 책임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그는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이 야심 찬 목표를 주장하면서도 실질적인 행동은 따르지 않고 있다며 위선적이라고 비판합니다.

독일은 연간 약 800만 톤의 플라스틱을 생산하며 유럽 최대 플라스틱 생산국입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중국이 3분의 1, 아시아의 나머지 지역과 북미가 각각 약 20%를 차지합니다.

비록 ‘높은 야망 연합’이 더 강력한 협정을 지지하고 있지만, 실제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이고 구속력 있는 목표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랑코비치는 이 점이 너무 모호하다고 지적합니다.

독일 환경부는 기후 협정의 1.5도 목표처럼 수치적 목표를 설정할 만큼의 데이터가 아직 부족하다며 이러한 비판을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베르크만은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려면 플라스틱 생산을 최소 12~19% 줄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플라스틱 산업의 로비 파워

제네바에서는 국가 대표단 외에도 수백 명의 플라스틱 및 화학 산업 대표들이 참석했습니다. 독일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시민사회와 산업계 간의 협력이 있어야만 해결책이 도출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교의 생태독성학자 베서니 카니 알므로스(Bethanie Carney Almroth)는 플라스틱 관련 과학을 약화시키려는 로비 활동과, 플라스틱의 유해성에 대해 연구하는 과학자들에 대한 협박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산업계 로비스트 수는 EU 공식 대표단보다 많았고, 이들은 편향된 연구를 이용해 과학자들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려 했습니다. 하지만 ‘플라스틱스 유럽(Plastics Europe)’ 측은 독립적인 과학을 존중한다고 주장합니다.

알므로스는 국제 회의에서도 플라스틱 산업이 자신과 동료 과학자들을 위협하고, 평판을 깎으려는 다양한 시도를 했다고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역사적인 협정이 될 수 있을까?

랑코비치는 이번 제네바 협상에서 획기적인 협정보다는 최소한의 틀이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협정은 합의(consensus)로 채택되어야 하며, 국가들 간의 입장이 매우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상황은 매우 긴박합니다. 향후 20년 안에 플라스틱 생산량이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이 협정은 플라스틱 문제를 통제할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라고 베르크만은 강조합니다.